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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작성자 사진Young Jin

심리학 이야기 6 - 인지심리학 연구

인지심리학이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들을 해왔는가,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 주었는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.

 그럼 위에 적힌 ““Magical number seven, plus or minus two””라는 문구를 다시 한 번 봐주시기 바랍니다. 마법의 숫자 7이라, 마치 무슨 광고나 홍보문구에서나 볼 법한 느낌의 제목이죠? 저 문구는 지금으로부터 약 50여 년 전에 발표된 인지심리학 논문으로, 그 후로 수십년을 지나오며 인지심리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중 하나로 꼽히우는 논문입니다. 1956년에 George. A.  Miller라는 인지심리학의 선구자 격인 학자는 인간의 순간적인 정보처리 용량이 제한되어 있으며 거기에는 개인들 간 큰 차이 없이 평균적인 용량이 있음을 제안합니다(저번 시간에 설명해드린 것을 떠올려보시면, 인지심리학은 인간을 정보처리자로 보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고 했던 것 기억나시죠?). 

 간단히 설명해 드리면, 인간이 어떤 자극(시각자극, 청각자극, 촉각자극) 등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인간의 ““정보처리””는 시작됩니다. 이러한 자극들이 원시적? 형태 그대로 우리의 감각기관에 머무르는 것은 불과 몇 초 사이이고, 이 자극들을 받아들여서 기억 체계 속에 저장시키기 위해서는 그 자극들을 붙잡아서 정보처리를 해야 합니다. 예를 들자면, 전화를 받다가 상대방이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불러주었는데, 만약 우리가 그 전화번호에 주의를 기울이고 기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불과 2초도 되지 않아 우리는 그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. 하지만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고 능동적으로 그 전화번호에 ““정보처리””를 하면, 우리는 적어도 메모지에 그 전화번호를 옮겨 적을 동안 만큼은 그 전화번호를 ““기억””할 수 있게 됩니다. 또한, 만약 우리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그 전화번호를 ““암기””를 한다면, 우리는 그 전화번호를 완전히 기억해서 시간이 며칠 지난 후에도 기억을 더듬어서 완전히 ““인출””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. 

 방금 위에 설명해드린  [전화번호를 처음 들음 -> 메모지에 옮겨 적을 동안 기억하기-> 머리 속으로 완전히 기억해내기] 의 과정은 인지심리학이 설명하는 가장 기초적인 형태의 기억 과정입니다. 다시 보다 학술적인 용어로 바꾸면,  [감각 자극 -> 단기 기억 -> 장기 기억] 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. 다시 Miller(1956)의 논문으로 돌아가서, Miller가 주장했던 것은 이러한 일련의 정보처리 단계 중 단기기억의 용량을 말하는 것입니다. 단기기억의 용량이 바로 7에서 +/- 2 라고 했다는 것이죠. 이러한 인지심리학의 연구결과는 그 후로 실생활에 잘 반영이 되어있습니다. 아까 예를 들었던 대로,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전화번호의 기본 자릿수는 7자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(000-0000). 물론 지금은 휴대전화가 많이 보급되어서 앞에 세 자리가 더 붙어있는 형태가 되어있었지만, 약 20년 전만을 생각해 보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전화번호라는 것은 국번 없이 7자리 정도의 형태였습니다. 이미 미국에서 전화번호의 기본 자릿수를 7자리로 유지해서 보급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, 우리나라 전화번호도 그러한 형태가 되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겠습니다. 아주 간단한 원리이지만, 또 이렇게 실생활에 가까이 침투해있는 것이 인지심리학의 원리인 것이죠.

 이후의 이론들은 Miller(1956)의 마법의 숫자 7이 틀렸을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. 그 중 하나가 대부분이 미국의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연구를 해서 얻어낸 데이터이므로, 다른 언어권의 사람들에게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. 좀 더 쉽게, 미국에서는 숫자를 ““one, two, three, four……””이런 식으로 발음해 나가지만, 우리나라 경우에는 ““일, 이, 삼, 사……”” 이렇게 발음해 나가는 것입니다. 여기서 인간의 단기기억 정보처리 용량이 일정한 수준에서 제한되어 있다고 할 때, 그 정보처리를 하는 방식은 어떻게 될까요? 이렇게 소리로 받아들이는 자극들을 정보처리하기 위해서는, 그 ““소리 자극들이 잡아먹는 시간””만큼의 정보처리 용량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. 이럴 경우, 단음으로 발음하는 우리나라 식 숫자 발음이 같은 용량을 사용했을 때 보다 많은 정보처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. 실제로, Baddely(1992)라는 인지심리학자는 중국말로 발음할 때, 웨일즈 사투리로 발음할 때 단기기억의 숫자정보처리 용량이 미국식 영어의 그것과 차이가 있음을 밝혀냅니다. 중국어로는 약 10개 정도가, 웨일즈 말로는 약 6개 정도가 그 용량이라는 것이죠. 

 자, 그럼 이 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. 이번 시간에는 인지심리학의 구체적인 연구분야로 ““기억””을 소개하면서 그 예로 ““magical number 7””을 소개해드렸습니다. 간략한 예와 더불어 실생활에 응용이 된 사례도 설명해 드렸고, 또한 과학의 세계에 완벽한 이론이란 없기에 후대에 나온 대안적 관점의 이론 또한 소개해 드렸습니다. 다음 시간에는 인지심리학의 연구 분야에 관한 또 하나의 예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. 그럼,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. 

참고자료, 더 공부해보기

- 위키피디아에 실린 Miller(1956)의 연구와 후대의 대안적 관점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 http://en.wikipedia.org/wiki/The_Magical_Number_Seven,_Plus_or_Minus_Two#cite_note-6

- Miller(1956)의 논문 전문 http://www.musanim.com/miller195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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